2008년 8월 6일(수) [카미노3일] Barcelos - Ponte de Lima (33.6km)

Barcelos를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33.6km 떨어진 Ponte de Lima까지 걸었음. 다른 날 20km 내외의 거리를 걸었던 것과 달리 다소 많이 걷는 하루였으나 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의 Ponte de Lima에 도착하니 피로를 잊을 수 있었음. 목적지에는 알베르게가 없어 유스호스텔에서 숙박.

카미노 포르투게스의 셋째날. 33.6km라는 비교적 긴 거리를 걷기위해 전날보다 더 일찍 일어나 6시반에 숙소앞에 모여 뿌연 안개속을 걷기 시작했다. 그제 만난 아저씨 삼인방에 어제 만난 마리아나, 그리고 나까지 총 다섯명이다. 걷다가 만난 첫 카페에서 어제와 같이 커피와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했다. 어제 마리아나에게 포르투갈어 단어를 몇개 가르쳐달라고 했다. 목적지 산티아고는 스페인이지만 지금 나는 포르투갈 땅위에 있으므로... 우유 넣은 커피는 카페콩라잇(Cafe com Leite), 토스트는 토가다(Torrada). 스페인어와 비슷한듯 하지만 다르다.

작은성당, 그리고 표지판

어제 걷다 지나쳤던 다른 순례자들도 숙소는 다른데 묵었지만 걷다보니 또 마주치게 된다. 아직 이름도 국적도 모르지만 만나면 반갑게 "올라(Ola)"를 외쳐준다 - 이 인사말은 포르투갈, 스페인 공통이다. 카미노를 모두가 같은 일정대로 걸을 필요는 없지만, 알베르게가 띄엄띄엄 있는 포르투갈 길에서는 숙소 때문에라도 다들 얼추 비슷하게 걸을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보편적인 일정에 따르면 오늘 걷는 길이 가장 긴 구간이다. 어제 걸은 길의 두 배가 넘는 거리라 긴장이 된다. 물집은 잡히지 않을지, 내 고질병인 무릎연골 부상이 재발하지는 않을지 신경이 많이 쓰인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무 이상없이 걸어왔지만...

사진의 작은성당 앞 표지판에는 우리가 떠나온 Barcelos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다. 프랑스길을 완주한 후 산티아고를 출발하여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포르투나 파티마를 향하여 걷는 순례자들을 위한 표지판이라, 우리가 아침에 떠나온 도시인 Barcelos로 가는 방향과 거리가 적혀있다.

첫날 혼자 걸을 때는 한시간 정도 걸으면 오분에서 십분정도 쉬었는데, 지금 나와 같이 걷고 있으며 두번째 카미노를 걷는 삼인방은 두세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한번에 걷는 스타일이다. 나도 별수 없이 그 패턴을 따라 걷다보니 다소 힘들긴 해도 일정한 페이스를 지키며 걷는 것 같아 좋다. 보통은 키가 가장 큰 클라우스가 성큼성큼 선두에서 걸으며 길을 찾는다. 가끔 화살표를 잃어 길을 되돌아 가는 경우도 있지만 나 혼자 길을 찾을 때 보다는 훨씬 마음이 놓인다.

Barcelos에서 Ponte de Lima로 가는 중간쯤, 혹은 조금 더 가서 쉬었던 카페. 음료도 마시고 간식도 사먹었다.

한적한 시골길, 로마시대 성당 앞에서 쉬어가기

카미노 포르투게스에는 바닥이 돌로 된 길이 무척 많다. 자갈이 굴러다니는 길을 생각하면 안되고, 큼직큼직한 돌을 박아놓은 일종의 포장도로라고 하면 되겠다. 흙바닥과 달리 딱딱해서 오래 걷기는 좀 안좋은 측면이 있다. 그런 길을 따라 지나가는 포르투갈의 농촌에는 옥수수밭 아니면 포도밭이 대부분이었다. 옥수수밭과 포도밭이 지겨워질 때 쯤에는 야트막한 산이 나타나서 잠시 숲길을 걸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점심도 안먹고 9시간 가까이 걸어 3:30에 Ponte de Lima에 도착했다. 긴 거리를 걷느라 힘이 들었지만 강을 끼고 자리잡은 Ponte de Lima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힘들었던 하루가 충분히 보상되었다. Ponte de Lima에는 알베르게가 없지만, 카미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유스호스텔이 있어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일인당 11유로에 시설 깔끔하고 아침식사도 제공되니 알베르게가 없어도 크게 아쉬울게 없다. 걸으며 지나쳤던 다른 순례자들도 이곳 유스호스텔에 많이 묵는듯 했다.

아름다웠던 Ponte de Lima의 모습

지치고 배고팠다. 짐 푸르고 나와 피짜리아(피자 가게)에 앉아 마르가리따 피자를 시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그렇지만 전세계 어디든 이탈리아 음식점이 없는 곳은 없을 듯 하다. 사진의 혼자 먹을수 있는 크기의 피자가 5유로 정도 한다. 물론 맥주도 빠질 수 없다. 지금까지 먹던 Super Bock이 아닌 Sagres가 보인다. 이것 역시 포르투갈 맥주인듯.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유스호스텔 앞 길(Rua) 이름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길'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교황님이 카미노를 걷던 중 이 유스호스텔에 들리기라도 하였을까?

방으로 돌아와 얼마간 시에스타(낮잠)을 즐기고 일어나니 어두운 밤이다. 좀 늦긴 했지만 체력 유지를 위해서는 굶고 잘 수는 없는 노릇. 다시 밖에 나가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포르투갈 국기가 나부끼는 밤의 어느 골목길

저녁은 닭고기 크로켓(Croquetes), 생선(바칼라우, Bacalhau) 튀김요리, 문어(Polvo) 요리를 시켜 나누어 먹었다. 사진이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게 아쉽다.

크로켓을 보고 참 반가웠다. 우리가 아는 고로케와 맛이 비슷했기 때문. 이 크로켓이 일본으로 건너가 고로케가 되어 한국에 들어온 듯. 바칼라우는 이 지방에서 많이 먹는 생선의 이름이고, 문어도 이 지방에서 많이 먹는 요리라 알려져있다. 포르투갈 길의 특징 중 하나는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을 계속 걷게 되므로 이렇게 해산물 요리를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 분명 먹기는 간단하게 먹었는데 식사비는 엄청 나왔다. 해산물 요리가 비싼 음식인가? 와인이 비쌌나? 내가 직접 주문한 것도 아니고 포르투갈어로 된 메뉴판을 읽을 수도 없는지라 그냥 일행을 믿는 수 밖에... ^^


[8/6(수) 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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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커피: 1.50유로
콜라, 마르가리따 피자: 6.80유로
저녁식사: 15유로
유스호스텔: 11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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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34.3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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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장| 2009/11/13 04:21 |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답변
알베르게가 없나요?유스호스텔에서 잤네요.....
한티 | 2010/03/02 21:12 | 댓글주소 | 수정/삭제
예, 프랑스 길에 비하면 포르투갈 길에는 알베르게가 많이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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