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8_카미노 |
2010/06/10 00:27 |
한티
산티아고에서 마드리드를 거쳐 서울까지
지난 번 이야기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산티아고를 출발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자면, 야간 버스를 타고 9시간을 달려 마드리드 남부버스터미널에 오전 6:30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까지 서너시간 여유가 있었지요. 잠을 제대로 못 자 나른한 상태에서 지하철로 시내 중심부인 Sol역에 내려 왕궁앞 공원 벤치에 앉아 쉬었습니다. 노숙자가 조금 있었지만 왕궁 앞이라고 경찰차 한 대와 경관 네 명이 지켜주고 있어 든든했습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상점 연 곳도 없고 도무지 할게 없습니다. 에스파냐 광장까지 목적없이 마냥 걷다가 주머니에 돈도 있는데 너무 궁상인 것 같아 2유로에 아침주는 카페에서 카페콘레체에 츄로스를 먹으며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딱 2주만에 다시 만나는 마드리드. 낯익은 골목과 광장들, 이제 안녕. 아마 나중에 스페인 남부나 포르투갈 여행을 하면서 들릴 수도 있겠지요. 또 다른 카미노도 좋구요. 하지만 다음에는 저 혼자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더 힘들더라도, 돈이 더 들더라도, 꼭 가족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오고 싶어한 카미노 순례길... 800km짜리 프랑스길은 아니지만 주어진 시간에 맞게 200km짜리 포르투갈길을 택하여 무사히 마쳤습니다. 저는 이 순례길을 통해 무엇을 얻은 것일까요?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깨달았다?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 뭐 겨우 열흘 걸어서 그런거 깨달을 것 같으면 아무나 다 알 수 있는거겠죠. 그래서 카미노 마지막날 남는 시간에 수첩에 나름의 득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얻었는가?
마지막으로 카미노 마치고 한국에 들고 온 것들 몇가지 소개하고 마칠까 합니다.
모카포트라 국내에 알려져 있으나 스페인에서 산 제품 포장에 모카포트라는 단어는 없었음. 아마도 현지에서는 다른 말로 부르는 듯 해요. 예전에, 지금처럼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편화 되기 이전에는,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 흔히 이런 주전자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5.50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에 사왔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의 에스프레소 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뽕을 뽑고도 남을 만큼 쓰고 있죠.^^ 물론 이보다 몇배에서 몇십배 비싼 에스프레소 머신과 비교하시면 곤란합니다. 크레마도 거의 안 생기고 추출된 커피 안에 찌꺼기도 조금 남는답니다. 어쨌든 에스프레소 자체로 먹는 일은 드물고요, 카페라테, 카페모카, 냉커피 등을 만들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죠.
순례 증명서. 산티아고까지 마지막 100km 구간을 걸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발급해 줍니다. (자전거로는 200km). 저처럼 포르투에서 산티아고까지 걸으면 200km가 넘기 때문에 당연히 받을 수 있구요, 포르투갈길에서 스페인 첫 도시인 Tui에서 시작하면 대략 100km 넘을겁니다. 뭐라고 글자가 많이 쓰여있는데 날짜와 제 이름 말고는 그다지 알아먹는 내용이 없다는게 문제네요.
순례자 여권과 도장(크레덴시알). 도장은 알베르게, 성당, 카페 등에서 받은 것. 제일 마지막에는 산티아고에서 만난 다른 한국인 순례자에게 받은 개인 도장이네요. 저 도장 받은 후에야 '와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가' 하는 생각을 했네요. 미리 생각해서 만들어 갔으면 길에서 만나는 다른 순례자들과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을텐데요!
산티아고의 명물인 타르타입니다. 가운데 산티아고 십자가가 그려진 달콤한 타르타이죠. 산티아고 중심가 골목 여기저기서 시식도 해주고 팔고 있답니다. 산티아고 떠나오면서 하나 사왔죠.

마드리드 공항 면세점에서 10.50유로 주고 산 Augardiente de Orujo. 제 순례기에서 종종 등장하는 그 아구아르디엔테입니다. ^^
카미노 시작하기 전 며칠간 보냈던 마드리드와 포르투에서의 여행기는 나중에 (언젠가) 또 올리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번 이야기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산티아고를 출발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자면, 야간 버스를 타고 9시간을 달려 마드리드 남부버스터미널에 오전 6:30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까지 서너시간 여유가 있었지요. 잠을 제대로 못 자 나른한 상태에서 지하철로 시내 중심부인 Sol역에 내려 왕궁앞 공원 벤치에 앉아 쉬었습니다. 노숙자가 조금 있었지만 왕궁 앞이라고 경찰차 한 대와 경관 네 명이 지켜주고 있어 든든했습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상점 연 곳도 없고 도무지 할게 없습니다. 에스파냐 광장까지 목적없이 마냥 걷다가 주머니에 돈도 있는데 너무 궁상인 것 같아 2유로에 아침주는 카페에서 카페콘레체에 츄로스를 먹으며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딱 2주만에 다시 만나는 마드리드. 낯익은 골목과 광장들, 이제 안녕. 아마 나중에 스페인 남부나 포르투갈 여행을 하면서 들릴 수도 있겠지요. 또 다른 카미노도 좋구요. 하지만 다음에는 저 혼자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더 힘들더라도, 돈이 더 들더라도, 꼭 가족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오고 싶어한 카미노 순례길... 800km짜리 프랑스길은 아니지만 주어진 시간에 맞게 200km짜리 포르투갈길을 택하여 무사히 마쳤습니다. 저는 이 순례길을 통해 무엇을 얻은 것일까요?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깨달았다?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 뭐 겨우 열흘 걸어서 그런거 깨달을 것 같으면 아무나 다 알 수 있는거겠죠. 그래서 카미노 마지막날 남는 시간에 수첩에 나름의 득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얻었는가?
- 콤포스텔라 (순례 증명서)
- 230km를 두 발로 걸었다는 자신감
- 포트투갈, 스페인의 자연, 문화, 생활에 대한 약간의 이해- 특히 현지인의 식생활 경험
-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두번의 순례자 미사와 두 번의 주일미사, 한 번의 평일미사
- 외국인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들
-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것
- 다음 여행에 대한 아이디어들 (포르투갈은 언젠가 다시 꼭!)
-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었다는 것
- 돈. 카미노 및 관광을 위해 현지에서 550유로 정도, 항공권으로 97만원 비용 지출.
- 2주 남짓한 방학기간, 그 기간을 아내와 딸과 같이하지 못했다는 것
- 왼쪽 발의 통증
- 체중, 특히 지방 위주로 2kg를 카미노에 두고 왔음. 따지자면 100km 당 1kg씩 감량? ^^
마지막으로 카미노 마치고 한국에 들고 온 것들 몇가지 소개하고 마칠까 합니다.
마드리드 공항 면세점에서 10.50유로 주고 산 Augardiente de Orujo. 제 순례기에서 종종 등장하는 그 아구아르디엔테입니다. ^^
카미노 시작하기 전 며칠간 보냈던 마드리드와 포르투에서의 여행기는 나중에 (언젠가) 또 올리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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