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1일(월) [카미노8일] Pontevedra - Caldas De Reis (23.1km)

알베르게가 있는 Briallos가 18.5km 지점에 있었으나 따분한 시골마을을 싫어하는 삼인방을 따라 Caldas De Reis에 도착. 역시 순례자 할인을 받아 17.5유로에 호텔에 묵음.

전날 바다구경 안가고 Pontevedra 알베르게에서 오후 내내 푹 쉬었더니 몸이 한결 가볍다. 알베르게가 시내 중심가가 아니라 잘 몰랐는데 어제밤 도시에 떠들썩한 축제가 있었던 듯. 일찌감치 6시에 출발하여 걸어가는데 길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 있고 아직 어두운 거리를 젊은이들이 무리지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내를 벗어나면서 다시 익숙한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걸으면서 유럽인 일행들에게도 이야기 했지만, 이곳 카미노 포르투게스에서 보는 풍경은 한국에서 보던 것과 의외로 비슷하다. 물론 사람이 만든 인공적인 것들은 모두 생소하지만, 자연만을 볼 때 - 완전히 탁 트인 평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높은 산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야트막한 산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아저씨 삼인방의 첫 순례였던 카미노 프리미티보는 경치 끝내주는 험준한 산지라 하고, 카미노의 대표주자 카미노 프란세스는 피레네 산맥도 넘고 대평원도 지난다고 하는데 반해, 이곳 포르투갈길, 즉 카미노 포르투게스는 너무나 익숙하고 평범한 모습이다.

뭐, 그런 이유도 있고, 실은 몸이 귀찮기도 해서 점점 걸으면서 사진 찍는게 줄어든다. 이 날은 아예 첫 사진이 오후에 Caldas De Reis 도착한 이후 사진이다. 사진도 안찍고 열심히 걸어 11시쯤에는 알베르게가 있는 Briallos에 도착했으나 아저씨 삼인방이 싫어하는 '시골'이라 한시간 더 가서 Caldas De Reis에 머물렀다. 이곳은 알베르게가 없어 작은 호텔에 묵었다. 역시 순례자라 이야기 해서 할인을 받았다. (트윈룸 35유로)

Caldas de Reis에서 머문 Lotus Hotel

점심식사는 오늘의 정식 (메누 델 디아)
고기와 감자튀김, 그리고 샐러드. 디저트로는 떠먹는 요구르트를 시켰다.

식사 후에는 일단 커피 한잔씩 마시고...
늘 마시던 아구아르디엔테 대신 포르투 와인을 마셔보았다.
이번 카미노의 시작점인 포르투의 명물인데 이제야 기회가...
알코올이 적고 단 맛이 많이 난다.


낮부터 맥주 마시고 와인 마시고 아구아르디엔떼 마시고, 한잔 더 하자고 권하고... 스페인-독일국적의 아저씨 삼인방 주종만 소주나 막걸리로 바꾸면 한국 아저씨들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휴가때나 이렇게 마시지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또 20대 중반인 마리아나가 나이를 떠나 50대인 삼인방 아저씨들과 같이 잘 어울리는 것 보면 또 그런 점이 우리와 유럽문화의 차이 같기도 하다.

이야기 나온 김에 와인 이야기 더 하면, 이곳에서는 한국 처럼 잔뜩 폼잡고 와인먹지 않아 좋았다. 그냥 그때그때 레드냐 화이트냐만 (이 동네 말로 띤또냐 블랑코냐) 골라서 하우스 와인 시켜놓고 식사 하면서 음료수처럼 마신다. 내가 기껏해야(?) 인당 20유로도 안나오는 식당만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웨이터가 따라주고 그런거 없고, 그냥 서로 권하듯 따라주거나 상황에 따라 자기가 직접 따라 먹는다. 한국에서 와인 마시려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 알수 없는 겉멋과 허례허식에 숨이 막힌다. 난 한국에서도 이런식의 서민 와인 문화가 퍼지는 그 날을 기다린다.


이 곳 Caldas de Reis은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였던 것 같다.
어느 오래된 호텔 앞에 저렇게 온천물을 틀어주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느 웹사이트에선가 일행의 가이드북에선가 순례자가 저 물에 발을 씻는 사진을 본 기억이 난다.
우리는 발까지는 안 씻었고, 그냥 사진속 수염난 동양남자처럼 각자 손을 한번씩 대 보았다.
그런데 순례기 정리 안한지 2년 가까이 되다 보니 저 물이 과연 뜨거웠는지 미지근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난다. -_-;


야자나무에 둘러싸인 성당.
저 나무들은 원래 여기서 나는 걸까, 아니면 열대지방에서 옮겨 심은 걸까.

로마 다리 위에서 우리 일행. (너무 멀어서 분간이 잘 안된다)
카미노를 걷다보면 로마 교회, 로마 다리 등 곳곳에서 로마 시대의 유적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도시에서 시골까지 곳곳에 아직까지도 로마제국의 흔적이 남아있다니 놀랍다.


오후에 휴식을 취하고 저녁때 다시 시내로 나가 카페에 앉아 이야기 했다. 유럽인들이 마시는 것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에 마리아나가 자주 시키는 agua con gas (탄산수)를 시켜 마셔보았는데 마실만했다. 카페에서 이야기 하다보니 시간도 늦고 점심을 정식으로 거하게 먹었으니 저녁은 간단히 샌드위치로...



[8/12(월) 쓴 돈]
==================
카페 2유로
점심식사 9유로
슈퍼 3.05 유로
저녁식사 3유로
호텔 17.50유로
==================
계: 34.55유로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ggumlog.com/trackback/149 관련글 쓰기
이름
비밀번호
홈페이지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