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2일(화) [카미노9일] Caldas De Reis - Padron (19.2km)

Padron은 사도 야고보의 시신을 실은 배를 묶었던 돌이 있는 곳. 알베르게에서 강 건너편 성당 제대 밑에 그 Padron이 있었다. 알베르게 바로 앞에는 근사하게 생긴 성당. 일행 토마스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여 같이 평일 미사에 참석하였다.


아침에 7시 출발해서 12시 전에 도착했다. 가뿐한 코스로서(진짜 가뿐했는지 아니면 어제그제 이틀간 푹 쉬어서 체력이 회복되었는지...^^) 200m 채 안되는 산 두개 있었는데 힘들다기 보다는 상쾌했고 경치도 좋았다.

이날은 아침식사를 카페에서 내가 샀다. 그간 염치없이 얻어먹기만 한거 같아서... 아침 식사나 커피 같은거 마실때 몇푼 안한다는 이유로 삼인방이 자기들의 공동 자금에서 종종 돈을 다 냈다. 사실 각자 먹은만큼, 혹은 사람수대로 1/5해서 내는게 맞지만 삼인방은 계속 같이 다니는 일행끼리 푼돈 나누는게 더 귀찮다는 입장. ^^

카미노의 아침이 밝아온다. 차길을 따라 걸으며...


카미노 상에 있던 어느 공동묘지. 우리 눈에는 생소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흔한 형태.


누군가 두고간 순례자의 지팡이. 정말 옛날식 지팡이에 옛날식 물병이 달려있다.


노란 화살표와 조개껍데기가 안내하는 길.
이제 29km 밖에 안남았다니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이 마음은...


Padron 알베르게는 저 강건너 성당 아래편에 있다



알베르게 가기 조금 전에는 이런게 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신자들이 기도하는 장소인 듯.


알베르게 앞에서 성당을 올려다 보며 찍은 사진인데, 정작 알베르게 사진은 없네 -_-;;


점심은 Pizzeria 즉 피자가게 에서 먹었다. 일단 목마르니 맥주 한잔 하고(^_^), 'Pimiento de Padron' 즉 파드론의 피망이라는 이동네 특산 고추 요리를 시켜 나눠 먹었다. 뭐 맵지는 않았고 쌉살한 맛이 상큼하게 느껴져 좋았다. 삼인방은 각각 메누델디아(정식)를, 채식주의자 마리아나는 시금치 파스타를, 나는 기본(?)에 충실하고자 볼로네제 스파게티를 먹었다. 양이 푸짐해 좋다. 한국에서는 왠지 스파게티는 젊은 여자들이나 먹는 것처럼 되어 있어 어디서 스파게티 시키면 한 줌(!) 밖에 안주는 경우가 있는데, 유럽에는 역시 절대 그런것 없어 좋다.(설마 이탈리아 남자들이 스파게티 대신에 순대국이나 김치찌개 먹으러 다니리? -_-)

식후에는 언제나처럼 카페솔로에 아구아르디엔떼까지.... 아아 나의 행복한 알코올 카미노여... ^^

좌: 볼로네제 스파게티 / 우: 파드론의 피망(Pimiento de Padron)

밥 먹으면서 국가별 아침식사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다. Continental breakfast, 즉 (유럽)대륙식 아침식사라는 말이 있듯 이쪽에서는 토스트에 커피가 대세란다. 발렌시아 출신 토종 스페인인 토마스의 아침식사는 카페솔로 한잔 뿐이고 심지어 토스트도 안먹는단다. 반면 스페인 거주 독일인인 귄터 말이 독일에서는 빵에다 계란 요리 하나 정도는 더 먹는다는데, 같은 독일인인 클라우스는 또 그렇지 않다는... 내가 한국에서는 세끼 모두 쌀밥에 비슷한 반찬으로 먹는다니까 그럼 지겹지 않느냐는 귄터의 질문 - 맞는 말씀이다. 그래서 난 서양식 아침 먹는걸 좋아한다. 정확히는 서양식이 아니라 미국식이 아닐까 싶은데... 내가 즐기는 미국식 풍성한 아침식사를 유럽쪽에서 보려면 영국에서나 볼 수 있다고 한다.

토마스가 식사중에 휴대폰을 받더니 친한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삼인방 나이가 나보다야 훨씬 위지만 그래야 아직 50대인데...... 친구를 기억하며 오늘 성당에 미사가 있으면 간다고 해서 당연히 나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예정에 없던 평일 미사. 원래는 도시마다 매일미사를 드릴까도 생각했는데 처음 생각대로 안된다 - 일단 성당 찾아서 미사시간 확인하기도 힘들고.... 귀찮고 피곤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 어울리거나 일기를 쓰거나 하게 된다. 여하튼 알베르게 바로 뒷편 언덕 성당에 저녁 8시에 미사가 있어 카미노 걷던 동안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평일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

미사 드린 성당 말고도, 다리 건너편에도 성당이 있는데 사도 야고보(=산티아고)의 시신을 실은 배를 묶었던 돌이 있다고 한다. 그 돌의 이름을 Padron이라 하며 그게 이 도시 이름이 된 듯 하다. 믿거나 말거나겠지만, 성당에 찾아갔더니 제대 밑에 이것이 그 padron이라며 보여준다.

padron이 있는 성당



제대.. 제대 앞에 서 있는 아저씨가 성당 관계자인 듯 소개를 해주었다.


이것이 바로 그 padron... 소원을 빌기 위한 것인지 동전이 올려져 있다.


padron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그림.


다른 곳에서도 가끔 보았지만 Caldas와 이곳 Padron에는 특히 중국인 가게가 많다. 중국인 가게임을 나타내는 치노, 오리엔딸, 아시아띡 등의 단어가 간판에 쓰여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동양적인 것 안팔고 잡다한 거 파는 곳 같다. 저 중국 사람들은 어쩌다가 스페인의 시골까지 건너와서 가게를 열게 되었을까?

저녁식사는 근처 수퍼에서 사다가 먹었다. 신선한 토마토와 햄,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 그리고 와인까지.

[8/12(화) 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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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턱: 15유로
알베르게 3유로
점심 10유로
슈퍼 7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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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3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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