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기 #8: 분짜, 생맥주'에 이어서 베트남 여행기를 계속합니다.

1월 24일, 이제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날입니다. 하노이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죠.

베트남 시내의 카페모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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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 마지막 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hantiokmir

마지막 날 아침.
전날 밤의 피로가 다 가시지 않았지만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겨 숙소를 나왔습니다.

첫째날은 오후에 도착해 숙소 정하고 호완끼엠 호수 둘러보니 저녁때였고,
둘째날은 하롱베이, 셋째날은 닌빈 투어를 하느라 하노이를 둘러볼 수 없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날은 하노이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가기로 한 곳은 호치민 묘소.
지도상에서 보니 쉽게 걸을 거리는 아닌 것 같아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후진국일수록 관광객 벗겨먹으려고 바가지를 많이 씌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택시를 타자마자 바가지를 안 쓰기 위해 '미터'라고 말을 합니다.
일단 미터기는 돌아가는데, 이 친구, 엉뚱한 방향으로 계속 가네요?
어디로 가는 거냐고, 맞냐고 했더니 일방통행이라고 'one way'만을 말하며 계속 갈길을 가는겁니다. (나중에 보니 다 거짓말이었습니다.)

호치민 묘소에 도착해보니 요금이 6만7천동.
5천원씩이나 나왔습니다. 원참, 서울 택시요금도 아니고 뭐 이만큼이 나오나... -_-;
그래도 미터 요금이 나왔으니 내야죠. 10만동 지폐를 냅니다. 이 친구, 택시 안을 이리저리 찾더니 잔돈이 부족하단 시늉을 하며 10만동을 도로 돌려줍니다. 우리는 지갑을 뒤져 가진돈을 모아 6만7천동을 만들어 주었죠.

나중에 점심먹고 이 아저씨에게 받은 10만동을 냈더니, 돈이 아니라며 받지를 않습니다. 알고보니 위조지폐였습니다.아래 사진은 10만동(우리돈 약 8천원) 위조지폐와 진짜 지폐를 비교한 것입니다. 외국인이 보아서는 쉽게 구분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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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택시기사에게 결과적으로 16만7천동을 줬습니다. 이 아저씨가 잔돈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10만동을 돌려줄 때 위조지폐와 바꿔치기 한 것이죠. -_-; 정말 뒤통수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보면 별거 아닌지 몰라도, 우리한테 사기친 택시기사는 2,3일치 일당을 번겁니다. -_-; 아주 기분이 나빴지요.


여하튼 택시를 타고 호치민 묘소에 내렸습니다.
베트남 독립 및 통일의 영웅 호치민.

프랑스에 이어 일본이 지배하던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 공산당을 조직하여 싸우다가
2차대전 후 일본의 패망을 틈타 다시 들어온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고
또한 중국 공산당에 쫓겨 들어온 중국 국민당과도 전쟁을 벌여
결국 독립을 이루어 낸 사람이 바로 호치민입니다.
반면 남쪽 베트남에는 미국 및 서양 세력의 후원을 받는 정부가 세워졌죠.

우리나라 분단시에는 남북에 모두 외국 세력이 들어온 반면,
베트남은 한쪽이라도 완전한 민족정부가 들어선 것이란게 차이점인 듯 합니다.

그 후 미국은 북베트남 공산세력을 없애기 위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호치민의 북베트남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오랜 전쟁끝에 결국 미국은 물러나고 북베트남이 통일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간 냉전시대에 교육받은 우리는 남베트남과 미국의 시각에서
'베트남이 패망했다'고 흔히 말하지만, 현재 베트남 정권의 입장에서는
베트남전을 통해 '통일'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그 주역이 바로 호치민이구요.


사진은 호치민 묘소 앞 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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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통로 외에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엄숙한 분위기 입니다.
묘소 입구에서 카메라를 모두 수거하기 때문에 사진도 찍을 수 없지요.
입구에서 사람들을 적당한 그룹으로 묶어 줄 맞추어 데리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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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방부 처리되어 유리관 속에 누워있는 호치민이 있습니다.
일년중 반은 유리관 속에 으스스한 조명을 받으며 누워있고,
반은 러시아로 옮겨가 방부처리를 한답니다.
호치민 묘 내부에는 군인 네 명이 부동자세로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으며
무지하게 엄숙한 분위기입니다.

호치민이 어떤 면에서는 북한의 김일성과도 비교될 수 있겠는데요,
비슷한 것도 많지만 김일성과 다른 점은 부자권력 세습을 하지 않았다는 점(결혼을 하지 않았답니다), 사후에 자신을 우상화하지 말도록 유언을 남겼다는 점 등이 달라 보입니다. 그러나 그 유언은 지켜지지 않고 이렇게 모셔지고 있네요.


위 사진에서 홀로 서있던 공안이 보이시나요? (혹은 군인일지도...^^)
베트남 얼짱 공안요원인 그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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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보이고 귀엽지 않습니까? 공산당 티가 팍팍 나는 제복에 움찔했지만 그의 얼굴을 보고는 말을 걸어 사진을 찍고 싶어졌지요. ^^


호치민 묘소를 나와서는 걸었습니다.
택시를 타기는 아침부터 당한 것 때문에 기분이 찜찜하고
버스를 타려니 노선도 잘 모르고 망설여집니다.

그래서 걸어가려 했으나 Okmir가 완전히 지쳐, 결국 다시 택시를 타고 호완끼엠 호수 가까이로 왔습니다.

Lonely Planet에 보면 호완끼엠 호수 근처에 고급 카페거리와 현지인들의 카페거리가 소개되는데, 우리가 그동안 간 곳은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저렴한 카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양식 고급 카페거리를 찾았죠.

이곳은 하노이에서 아주 유명한 카페모카. 세련되고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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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을까...
메뉴는 서양식 요리가 주종을 이루는데 베트남에서 그런거 먹기는 싫고,
대신에 인도 요리를 시켜보았습니다.
쇠고기 카레 하나와 인도식 빵인 '난'을 두개 시켰죠

한국에서 인도음식점 ('강가' 등) 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인도 카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카레와 좀 다릅니다. 더 향이 강하고 종류도 다양하죠. 우리에게 친숙한 카레는 일본인들의 작품이거든요.

기억에 하나는 그냥 난, 하나는 참깨(sesame) 난이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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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담긴 녹색 소스가 보이십니까?
무얼까 하고 냄새를 맡아보니, 오우~~ coriander(우리말로 고수, 태국말로 팍치, 베트남 말로는 모르겠음..) 향이 물씬 납니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음식을 처음 먹는 사람들이 항상 고생하는 그 묘한 향, 바로 그겁니다.

난을 찍어 먹으라고 준 것 같은데, Okmir는 한번 먹어보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그래도 저는 현지식으로 먹어본다고 팍팍 찍어서 먹어봤죠. Okmir는 제 모습을 보고 경악합니다.ㅎㅎ

어쨌든 이곳에서 둘이 9만3천동(7천5백원)으로 아주 맛있게 식사했습니다. ^_^

카페모카 근처에는 성요셉 성당이 있습니다.
베트남 인구의 15% 정도가 천주교 신자라고 하네요. 프랑스 식민지배의 영향이겠죠?
건축 양식 같은건 잘 모르겠지만 성당의 외형이 유럽에서 보던 성당의 모습, 특히 파리의 성당들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아, 지금 여행책을보니 신고딕 양식이라고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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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모습도 유럽에서 보던 성당들과 비슷합니다.
고해소, 제대, 성상, 성화, 스테인드 글라스 등등을 보면 마치 유럽에 와있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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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밥을 먹고 기운을 냈으니 이제 화로 수용소를 가봐야죠.
화로 수용소는 어제 저녁식사를 했던 하노이타워 옆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화로 수용소가 있던 자리에 수용소를 일부 남기고 나머지는 다 하노이 타워 부지로 내어 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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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alo prison, 화로 수용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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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완전한 수용소 모습은 아래와 같지만 현재는 입구쪽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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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프랑스가 세운 이 수용소가 활용된 것은 크게 두 시기입니다.
첫번째는 프랑스 식민시대, 식민정부가 독립운동하는 베트남인들을 가두는데 쓰였구요,
또 하나는 미국과 베트남의 전쟁시에 잡힌 미군 포로들을 수용하는데 쓰였답니다.


감옥의 모습을 아래와 재현해 놓았습니다.
프랑스 식민정부가 베트남인들을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대했는지, 어떤 도구로 고문을 하고 괴롭혔는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지요. 침상에 발을 묶는 족쇄도 있구요, 별별 도구가 다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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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와 대조적으로,
베트남 정부가 얼마나 미군 포로들에게 잘 해주었는가도 보여줍니다.
감옥에서 여가시간에 외국어 공부도 하고
각종 활동을 통해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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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을 합니다. 글쎄요, 여기서 하는 말을 문자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죠. ^^

이게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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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말로 기요틴이라고 하나요? 단두대입니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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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범
2006/04/03 03:09

택시타고 안 좋은일 당하셨군요... 혹시 이 글 보시는 분들중 하노이 방문하셔서 택시를 이용 하실때는 반드시 HANOI TAXI 또는 CPTAXI를 이용하세요. 가격은 조금(20%)정도 더 비싸지만(그래도 한국보다 쌉니다.) 차량도 더 좋고, 깨끗하고 무엇보다 승객에게 사기(?)를 치지 않습니다.

hanti
2006/04/06 09:46

조언 감사합니다. 다음에 가실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겠네요.

택시 위조지폐 사건은 베트남에서 가장 안좋은 기억이었습니다만,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다른 좋은 추억들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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